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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현대사: 식민지 폭력과 기억의 갈등 : 알렉시스 더튼

blog-geministar-E 2025. 4. 2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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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코네티컷 대학교 역사학 교수 알렉시스 더튼은 한국과 일본의 현대사를 통해 식민지 시대의 폭력과 그 유산이 오늘날 어떻게 기억되는지 탐구한다. 그의 강연은 국제 권력 정치, 민족의식, 그리고 피해자 중심의 역사 접근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일본의 근대화와 제국주의의 시작

1850년대, 미국 해군의 강제 개항은 일본에 충격을 주었다. 중국과 달리 일본 지도자들은 서구의 국제법과 권력 정치를 받아들이며 근대화를 선택했다. 1868년 메이지 유신으로 천황을 복위시키고 대일본제국을 선포한 일본은 영국을 모델로 우체국, 철도, 중앙은행을 도입했다. 이는 동아시아의 전통적 질서—중국 중심의 ‘중왕국’—를 뒤흔들었다. 일본은 ‘문명’과 ‘현대성’이라는 새로운 어휘로 스스로를 재정의하며 제국주의 국가로 발돋움했다.

 


한국 식민지화: 국제법의 그늘

일본은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조선의 독립을 선언하며 청나라의 영향력을 배제했다. 1895년 청일전쟁 승리로 시마노세키 조약을 통해 한국을 영향권에 편입했고, 1905년 러일전쟁 승리 후 포츠머스 조약으로 한국의 외교권을 장악했다. 한국은 국제 무대에서 말소되었다. 1907년 헤이그 밀사 파견은 실패로 끝났고, 1910년 일본은 한국을 공식 병합했다. 이 과정에서 영어는 조약의 공식 언어로 자리 잡으며 서구 중심의 권력 정치가 동아시아를 재편했다.


식민지 폭력: 고문과 저항

일본의 식민 통치는 폭력적이었다. 1911~1912년 테라우치 마사타케 총독은 조선 기독교인과 지식인을 표적으로 삼아 고문과 투옥을 자행했다. 1909년 이토 히로부미 암살을 빌미로 수백 명이 체포되었고, 미국인 선교사 조지 맥큔의 체포는 국제적 주목을 끌었다. 일본은 외국 관찰자들에게 합법성을 과시하기 위해 법정의 외관을 치장했지만, 한국인에 대한 고문은 공공연했다. 1919년 고종 황제의 장례를 계기로 일어난 3·1 운동은 이러한 폭력에 대한 대규모 저항이었다.


강제 노동과 사도 금광

일본의 식민 정책은 강제 노동으로 이어졌다. 사도 금광은 1600년대부터 죄수와 부랑자를 착취하던 곳이었다. 1938년부터 한국인 약 1200명이 이곳에서 강제 노동에 동원되었다. 오늘날 사도 금광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논의는 이 역사를 지우려는 시도로 논란을 낳는다. 더튼은 이를 ‘역사의 무기화’로 보며, 일본이 독일처럼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이는 한국과 일본 간 기억의 갈등을 심화시킨다.


위안부: 반인륜 범죄의 기억

가장 논란이 되는 주제는 일본군의 군사화된 성 노예, 즉 ‘위안부’ 문제다. 1932년 상하이에서 일본 여성들을 시작으로, 1945년까지 약 20만 명, 주로 한국과 중국 여성들이 강제 성착취를 당했다. 평균 15~16세 소녀들은 하루 최대 40번 강간당하며 2~3년을 수용소에서 보냈다. 1990년대 김학순 같은 생존자들이 용기 있게 증언하며 이 역사는 세상에 드러났다. 유엔은 이를 반인륜 범죄로 규정하지만, 일본의 부정주의는 피해자들의 존엄을 훼손한다.


피해자 중심의 역사로

더튼은 1965년 한일협정에도 불구하고 위안부와 강제 노동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본다. 그는 부정주의가 피해자 중심의 인권적 역사 접근을 방해한다고 비판한다. 생존자들의 증언은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닌 제국주의의 폭력으로 기록되어야 한다. 그는 역사를 배우는 목적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전쟁에서 미성년자와 여성을 표적으로 삼는 행위를 종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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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책임의 미래

한국과 일본의 현대사는 식민지 폭력과 그 기억의 갈등으로 점철되어 있다. 사도 금광과 위안부 문제는 역사적 사실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을 보여준다. 더튼은 학생들에게 이름과 날짜 암기가 아닌 책임감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역사는 부끄러움의 대상이 아니라, 피해자의 존엄을 회복하고 미래를 위한 교훈을 제공하는 도구다. 우리는 이 아픈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고, 어떤 미래를 만들어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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